logo-full.png

서비스기획과 제품기획은 겉으로 보기보다 훨씬 더 많은 판단을 요구하는 일입니다.

겉으로 보면 기능을 정리하고, 요구사항을 쓰고, 화면 흐름을 만들고, 우선순위를 잡는 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.

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앞단의 일이 더 중요합니다.

지금 우리가 풀고 있는 문제가 정말 이 문제인가.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기능인가, 아니면 경험인가.

이 요구사항은 같은 문제군으로 묶어야 하는가, 다른 문제로 봐야 하는가. 이 기능이 진짜 핵심인가, 아니면 눈에 띄기만 하는 주변 기능인가.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아이디어인가, 아니면 덜어내는 일인가.

즉 서비스기획과 제품기획은 단순히 “무엇을 만들까”를 적는 일이 아니라, 무엇을 문제로 볼 것인가, 무엇을 우선순위로 둘 것인가,

어디서 방향을 바꿀 것인가를 계속 판단하는 일입니다.

그래서 이 영역에서 AI를 붙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“어디까지 맡길 것인가”보다 먼저, 무엇은 끝까지 사람이 쥐어야 하는가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.

저는 실제로 복잡한 구조를 오래 설계하면서 이걸 아주 강하게 느꼈습니다.

AI는 초안을 정말 잘 만듭니다. 정리도 빠르고, 비교도 잘하고, 패턴도 금방 잡습니다. 그런데 그걸 그대로 기획에 쓰면, 오히려 기획이 더 얕아질 수 있습니다.

왜냐하면 AI는 정답처럼 보이는 구조를 빨리 만들 수는 있어도, 그 구조가 정말 맞는 문제 정의 위에 서 있는지는 끝까지 사람이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.